제 나라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자들.

대추리에 군대가 투입된단다.
야간 작전에 능숙하고 피도 눈물도 없기로 유명한 용역깡패들 앞세우고서.

곧, 한 두시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하다.

지금 대추리 대추분교에서는
평택 지역 주민들과 활동가들과
대추리를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교문을 걸어 잠그고 곧 벌어질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해,
고요하게 그러나 결연하게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들은, 윤광웅이 말한 것처럼
몇 십억 받아 챙기면서도 나랏일에 재나 뿌리는 파렴치한들이 아니다.
일제 때부터 자기 땅에서 내몰리기를 몇 차례,
쫓겨났다가 되돌아오기를 몇 차례
척박한 소금투성이 땅을 일구어 간신히
제 구실 하는 곡식 조금씩 키워내면서 살아온 자들일 뿐이다.

세상에 큰 원한 품지도 않았고, 큰 걸 바라면서 살지도 않았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살던 곳에서 계속 사는 것,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살아 왔던 그대로 계속 사는 것 뿐이다.

돈 얼마로 그들을 매도하지 마라.

육 칠십 평생 땅과 함께 살아온,
할 줄 아는 거라곤 농사 짓는 것 밖에 없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 그냥 계속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일 뿐이다.

마을에 군대가 들어온다는 흉흉한 소식이 들려왔던 오늘 낮에도
묵묵히 밭에 나간 사람들이다. ‘미군반대’ 깃발을 꽂은 트랙터를 몰고서.

돈 몇 푼 쥐어주는 걸로 그들 인생을,
삶의 터전을 온전히 보상했다고 믿는 자들이야말로 파렴치한이다.

주민들과 협상을 하겠다고 말하던 국방부가 뒤로는 용역깡패들을 모으고
기어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서 대추리에 쳐들어오겠단다.

제 나라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군인이 있는 나라
제나라 국민들의 안녕보다는
미군의 안녕을 위해 치안에 힘쓰는 경찰이 있는 나라

그야말로 돈이면 못 하는 게 없는 용역들을 써서
칠팔십 노인들을 구타하라고 시키는 관료들이 있는 나라
미군이 살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제나라 국민들을 내쫓는 나라

이게 지금 우리가 세금을 내고 사는 나라의 정체다.

미국과 일본이 군사동맹을 강화한단다.
그게 무섭단다. 미국과 일본이 친해저셔 우리를 따돌릴까봐 겁나고
미국이 우리를 미워해서 FTA를 체결해주지 않을까봐 불안하단다.
점입가경으로 “미일동맹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이 손이라도 잡는 날엔
자칫 우리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중앙일보 5월3일자 사설)

는 망상을 사실처럼 떠들어대는 정신나간 언론도 있다.

언제는, 중국이 너무 잘나가서,
우리 경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미국과 FTA를 체결해야 하고

중국이 언제 도발 할지 모르니까 미군기지를 평택 대추리로 이전해서
미군이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중국을 겁주게 배려해야 한다고 떠들던 작자들이

미국과 손잡은 일본을 중국이 이뻐해서
동맹관계를 맺을지도 모른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도대체, 그들에게는 최소한의 논리도 최소한의 염치도 없단 말인가.

군대는 그리고 군인은, 제 나라 국민을 지킬때만 군대이고 군인이다.

그게 군대와 군인이 존재해야 할 유일한 이유이고 근거이다.

군인이 제 나라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어서
제 나라 국민들을 살던 땅에서 내몰고나서
그리고나서 그들은 누구를 지킬 건가.

대체 이 정권이,
미국에 빌붙어서 제 나라 국민들 하나 보살피지 못하는,
제발 땅이든 곡식이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뭐든 다 내줄테니
FTA 체결하게만 해달라고 구걸하듯 매달리는 무능한 이 정권이

80년에 광주에서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그 파렴치한 악한들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