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 합의 깨고 총리해임안 보류..

지난 8일 야3당과 회동을 갖고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한 기세좋게(?)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들었던 민주당이 불과 며칠 만에 발을 뺐다. 당시 이른바 ‘계파 보스 발언’ 등으로 정 총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대정부질문 직후(10일) 당장 해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며 일단 ‘보류’ 결정을 내린 것. 이에 대해 이강래 원내대표는 “칼은 언제든 뽑을 준비가 돼 있으니 좀 더 흐름을 보자”는 말로 논란을 정리했으나 속내는 해임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조차 불투명한 데다 가결의 키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 친박계의 동조 가능성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해임안 제출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친박계 이성헌 의원 등도 있지만 소수로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론’을 놓고 친이·친박 갈등이 전면 대결 양상으로 번진 상태에서 민주당이 낄 자리가 작아 보이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따라서 여론의 역풍을 막고 ‘압박 수단’으로만 지니고 있자는 당내 ‘신중론’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난처해진 곳은 세종시 원안 고수에 당의 명운이 걸린 자유선진당.세종시 문제에 올인해 온 선진당으로선 독자적으로는 발의요건을 채울 수 없어 민주당의 입장 선회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해임안 제출 문제에서 일방적으로 발을 뺀다면 세종시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제든지 다시 해임안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번 빼든 칼을 다시 집어 넣은 터라 효과는 반감될 거라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물 건너간게 아니냐는 전망도 적지 않아 괜히 야권 공조의 ‘분열’만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