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공멸한다

전 ‘친북좌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젊은이입니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를 보면서 궁금한 점이 생겨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할 권리는 있겠지만 우리의 머리맡에 있는 ‘불량 국가’이기 때문에 안 된다?

북한이 비정상적인 나라인 건 맞습니다. 공산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그 탈을 쓴 전체주의 국가일 뿐이죠. 하지만 엄연히 ‘국가’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상으로는 인정치 않고 있지만 정부나 민간이나 국제사회나 그들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로서 존립을 추구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엄연히 협상용입니다. 누가 이걸 부정합니까? 이 점을 잊고 ‘당장 북한 죽여라, 이제 모든 협상은 끝났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겁니까?

북한은 지금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그러는 것일 뿐입니다. 김정일과 그 무리들이 과연 전쟁을 원해서 그런 것일까요? ‘그놈들은 전쟁 해봤자 손해 볼게 없기때문에 그럴 것이다’? 아프간과 이라크가 날아간 걸 본 김정일이 과연 그럴 생각을 할까요? 그들은 지금 힘을 과시하는 겁니다.

북한은 미사일 개발할 권리가 없다? 그럼 우리는?

동아일보는 며칠전 칼럼에서 북한같은 불량국가는 미사일을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실었습니다. 얼핏 그럴 듯해 보입니다. 불량 국가=악, 그러므로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
그럼 우리나라는 뭐죠? MTCR에 의해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비롯해 여러가지 제한을 받는 우리나라도 불량국가란 말인가요? 미국이나 중국같은 강대국들은 결코 선이 아닙니다. 미국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라크를 침공하고, 중국은 그를 비난하지만 뒤로는 티베트를 점령하고 수십만명을 학살한 역사를 감추고… 핵클럽 5개국 이외에 다른 어떤 나라도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인도와 이스라엘에는 특혜를 베풀고… 강대국이란 그런 겁니다. 미국만 욕할 게 아니라.

그렇다면 왜 북한이나 이란, 우리나라같은 ‘불량국가’들에는 그걸 허용치 않는 걸까요?(논리상 우리나라도 포함되죠?ㅋ)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합니다. [과연 누가 긴장과 갈등을 만들어내는가?]

우리는 오로지 북한만이 그런 짓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미국과 그와 손잡은 한국은 공포의 대상입니다. 우리가 팀스피리트 훈련 등을 하면 북한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에서 무슨 대규모 훈련을 한다하면 언론들은 비판적인 논조로 그것을 보도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며 공포와 긴장을 늦추지 않는 영원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겁니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통일하겠습니까? 발해와 신라의 남북국 시대처럼 또 그렇게 살자구요?

이걸 바꿔보자고 햇볕정책이니 뭐니해서 개성에 공단을 짓고 조금씩 경제협력을 이뤄가려고 해도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사실상 영구 분단을 꿈꾸는 듯한 수구 언론과, 수십년 동안 받은 반공 교육으로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 변화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 등이 바로 그런 점에 장애 요인이죠.

그래도 우리는 조금씩 바꿔나가야 합니다. 영원한 분단은 끝내 민족과 세계 모두에 결코 좋은 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계속되는 미국의 압박에(만약 거기다 차기 정권에서 강경한 정권이 들어서서 미국과 힘을 합쳐 압박한다면) 북한으로서는 계속 그렇게 음지로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돈 벌데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미사일 개발해서 수출하고 위조지폐 찍어내고 마약 장사하고… 또 중국에 기대어서 사실상 중국의 동북 4성이 되어가고…

길게 생각해 봅시다. 북한이 떼를 쓰고 미국이 미친듯이 나대고 중국이 호시탐탐 식민지화 정책을 펴도, 우리는 거기에 휩쓸려서는 안 됩니다.
누가 이익인가요? 역설적으로 모두가 이익을 봅니다. 단, 한국의 파멸을 위한 이익이죠.

미국은 북한을 핑계로 MD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은 갈 곳 없는 북한을 자신의 변방 완충지대로 만들어가고, 일본은 북한 핑계로 군사 대국화의 장애물을 없애나가고, 우리도 21세기를 목표로 한 해군 양성 계획을 축소시키고 2020년쯤에도 오로지 북쪽만 바라보라고 육군만 양성하고, 그래서 우리의 목줄을 지켜줄 미래의 대양해군은 죽여가고…(벌써 해군의 기동함대 계획은 물거품에 가깝게 되었죠?)

완벽한 파멸을 위한 공조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나라를, 이런 미래를 원하십니까? 우리도 빨갱이짓같은 햇볕 정책 포기하고 강대국들과 손잡고 그들을 위한 북한 압박에 들어갈까요? 개성 공단 다 철거하고 민족 경제 협력 다 없앨까요? 그래서 북한을 벼랑끝으로 몰고 갈까요? 통일 포기하고 남북국 시대로 돌아갈까요? 참고로 발해는 거란에 망하고 신라는 내분으로 무너졌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봅시다. 과연 누가, 무엇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