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폐개혁,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북 화폐개혁, 약이 될까 독이 될까?  中 화폐 의존도만 높아질 듯, 출구전략 없으면 김정일 정권에 치명타 북한 당국이 오늘(30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전국적인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했다.   이번의 화폐개혁은 북한 건국사상 다섯 번째로 진행된 개혁이다.   북한은 해방된 이후 1947년에 임시화폐를 발행했고 1949년 정권수립 이후 첫 화폐를 발행했다. 6.25전쟁 이후 1959년 두 번째로 화폐를 개혁했다.   첫 임시화폐는 해방정국과 맞물려 경제를 안착시키고 구 일본권의 화폐를 폐기시키는 조취였다. 반면 1949년에 첫 발행한 공식 화폐는 1948년 북한 당국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창건을 선포하면서 공식 국가화폐의 성격을 띤다.   이후 북한은 1959년, 두 번째로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이는 6.25전쟁 후 재건사업과 1958년 사회주의를 공식 선포하면서 사회주의계획경제를 안착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이후 북한은 1979년에 또다시 화폐개혁을 실시했다. 당시 북한 주민들속에서는 남한이 먼저 화폐개혁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처해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했다는 막연한 소문들이 무성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박정희 정권이 북한의 위조화폐를 만들어 휴전선에서 삐라처럼 살포하려고 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했다는 소문들도 있었다.   이후 북한은 1990년대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시장경제가 주민들속에 확산되면서 급속히 팽창되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전격 화폐개혁을 실시했다.   당시 북한은 화폐개혁을 단행했으나 무너져가는 경제로 인한 인플레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고 결국은 추가적으로 5천원까지 고액권을 연속 찍어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1992년의 화폐개혁은 불의적이고도 매우 제한적인 화폐개혁으로 개인들의 수중에 장악된 대부분의 돈을 휴지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북한 당국의 노림수가 억제할 수 없는 인플레상승을 잡기 위해 구 화폐를 폐기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주민들의 재산권과는 상관없이 계획된 의도를 실현한 셈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처참한 것이었다. 북한 당국이 그처럼 막으려고 애를 썼지만 오히려 화폐개혁 이후 인플레 상승은 더욱 가속화 되었고 주민들속에서는 내화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갔다.   돈 많은 부자들은 저축수단으로 금이나 달러, 중국 위안화를 택하게 되었고 중국 위안화는 북한 어디에서도 자유롭게 통용되는 화폐로 인식되게 되었다.   결국 1992년의 화폐개혁은 김정일 정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북한의 경제를 파멸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진행된 화폐개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화폐개혁을 진행하려면 경제에 대한 어떤 활성화 대책이 앞서야 하겠는데 이번 화폐개혁 역시 경제에 대한 아무런 출구전략도 없이 성급하게 화폐개혁부터 실시하는 조급성을 보였다.   문제는 북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출구전략이 개혁, 개방밖에 더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최근에도 북한 언론들은 김정일이 ‘사회주의를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한바 있다.   특히 지난 10월 20일 이후 북한 전역에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150일 전투 총화’에서는 ‘150일 전투’기간 일부 생산기업소들이 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목적으로 무리하게 시장경제요소를 받아들인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고 적지않은 간부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철창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정권이 이처럼 폐쇄적인 경제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상 이번의 화폐개혁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있다면 죽어가는 환자에게 모르핀 한 대를 더 놔주는 결과라고 할까?  결국은 아무리 그들이 모질음을 써도 경제적인 회생은 없을 것이고 경제적인 회생이 없는 이상 정치의 존재감도 상실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번의 화폐개혁은 가뜩이나 취약한 북한 화폐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완전히 허물어버려 북한 전역에 중국위안화가 통용되는 식민지 시대를 앞당겨 올수 있는 개연성만 휠씬 높여 놓았다.  북한 당국이 아무리 화폐개혁을 하며 모질음을 써도 북한 주민들의 눈엔 밝아오는 김정일 정권의 새벽이 아닌, 처량하게 저무는 황혼빛 만이 보일 것임은 분명하다.   출구가 꽉 막힌 북한에서 이번의 화폐개혁은 김정일 정권을 서서히 고사시키는 독약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