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때 다른 美의 인권잣대

‘자유와 민주의 확산’을 핵심 외교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산유국 독재국가에 대해선 특별 대우를 해주는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또 딕 체니 부통령은 내주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적도 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좋은 친구’라고 칭송했다.

이들 3개국의 공통점은 인권단체들로부터 인권탄압국가로 지탄받고 있는 산유국이라는 점이다. 특히 적도 기니는 은게마 대통령이 1979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고문과 투옥 등으로 매년 미 국무부로부터 인권침해국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미국의 이같은 이중행태는 그만큼 에너지난의 심각함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제멋대로 외교’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27일 라이스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이 적도 기니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은 미국이 석유부자 나라의 인권과 민주 개혁에 대해선 심각하지 않다는 비판의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오헨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도 AP통신에서 “이들이 산유국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미국이 그들을 만났겠는가”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동식특파원〉